#18 [toogood] 투굿 포토그래퍼 자켓 23SS / BLACK

제품 명 :  toogood Photographer Jacket 23SS / BLACK

모델 번호 : 

 

어떤 사람에게는 패션 브랜드, 어떤 사람들에게는 가구, 인테리어 브랜드로 알려져있는 브랜드가 있다. 바로 toogood 이다.

포토그래퍼 자켓

영국에서 편집샵을 돌아다니며 우연히 보게된게 첫 만남이였다. 당시에는 어떤 브랜드인지도 몰랐고 가격이 비싸 놀랐던 기억이 있다. 보통 이런 경우 기억을 잘 못하는데 투굿 옷만의 특징인 엄청 큰 제품 택 때문에 기억이 난다. 제품 명이나 사이즈, 생산지 같은 내용을 아주 크게 적어놓는다. 투굿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언뜻 가브리엘 콜가먼츠의 제품들이 생각나는...

덕분에 기억이 났어

마침 간절기에 입을만한 아우터를 찾고 있었고 중기장의 아우터가 트랜드라는 소리를 들으니 투굿의 자켓이 먼저 떠올랐다.

투굿은 화려한 디자인 보다는 워크웨어라는 단어 자체에 집중하는 브랜드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멋보다는 태도, 직업을 형태로 표현하는 방식으로 옷을 전개한다. 내가 이번에 구매한 자켓의 이름이 포토그래퍼 자켓인 만큼 사진가가 입었던, 입을만한 옷을 디자인한다. 포토그래퍼 자켓 외에도 화가나 목수, 책 제본가 등 다양한 전문 직업에 해당하는 옷들이 있다. 또한 각각의 직업에서 입었을 법한 옷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다. 이 직관적인 이름 속에는 생각보다 많은 것이 담겨있는 것 같다.

toogood

내가 구매한 제품은 23SS 시즌의 블랙 컬러. 코튼 소재의 제품이다. 투굿은 디자인의 변화보다는 시즌별로 소재를 다르게 가져간다. 캔버스, 코튼, AW 시즌에는 울과 같이 같은 포토그래퍼 자켓이여도 종류가 상당히 많다. 당연히 원단에서 오는 느낌에 따라 디자인은 같지만 다른 감성을 내는 옷이 된다.

 

23SS의 코튼 제품은 딱 봤을때 '주름 진 면이 포슬포슬하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몸에 닿는 면적도 줄어들테니 조금 더운 날에도 착용하기 좋아 보였고 가벼워 보이고 통기성도 있어보여 딱 이거다 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입었을 때에도 비슷했다. 일반적인 캔버스나 코튼 트윌보다는 얇고, 바람이 살짝 통과하는 질감이였다. 그러면서도 튼튼한 느낌을 주는 빳빳했지만 몇번 쓰이면서 흐물해진 종이 같은 느낌이였다. 그리고 의외로 가벼웠다.

 

입어봤을 때의 느낌은 독특했다. 어깨는 살짝 드롭되면서 흐르는데 허리부터는 옆에서 봤을 때 은근하게 A라인 실루엣이 형성된다. 일반적인 오버핏 자켓처럼 흘러내리는 실루엣같으면서 조금 다른.. 그런 느낌.. 셔츠 자켓의 형태를 띄면서 오버핏 자켓인 범용성을 보여준다.

디테일

앞면의 두 개의 큰 패치 포켓은 사진을 찍을 때 필요한 것들을 막 넣을 수 있는 도구함처럼 실용적으로 배치되어 있다. 하지만 주머니로서의 수납성보다는 형태감을 만들어내는 디자인적 요소로 작용하는 느낌이 큰 것 같다.

가장 좋아하는 포인트 중 하나는 스티치 라인이다. 자켓 안쪽에 주머니가 하나 있는데 이 주머니의 박음질이 외부로 드러나면서 이 자켓이 가진 구조감을 더 또렷하게 보여준다. 단추가 어떤 소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무광 단추여서  잘 드러나지 않으면서 일체감을 준다.

 

그리고 소매...가 굉장히 길다. 롤업 하지 않으면 손등을 완전히 덮는다. 사이즈가 큰 이유도 있지만 원래 크게 입는 옷이면서 그렇게 디자인된 것이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불편하지는 않다. 소매를 접는 행위도 의도의 일부가 아닐까 생각했다. 사진 찍는 사람들이 종종 긴 소매를 접고 셔터를 누르는 모습이 떠올랐다 ㅎㅎ

 

여름 저녁이나 간절기에 정말 잘 어울리는 옷이다. 셔츠처럼 입어도 되고 안에 얇은 니트를 입고 걸쳐도 괜찮을 거 같다. 어느 상황이든 무심한 듯 툭 걸칠 자켓을 찾던 나에게 딱 맞는 옷!!

나는 스토리가 있는 옷을 정말 좋아하는 것 같다. 언젠가 카메라를 구매해 이 옷과 함께 직접 사진을 찍으러 다녀봐야지